일동제약·메디포스트·동아에스티 등 수혜 입을 듯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지난 9월 12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 주관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 어르신과 함께 기억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가 지난 9월 12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 주관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 어르신과 함께 기억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치매 국가책임제’를 구현하기 위해 치매치료제 개발과 허가를 지원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메디포스트와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명문제약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매치료제와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을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분류해 관리·지원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지난 20일 국회에 상정했다.

이 법은 ‘치매치료제 및 진단기기 제품화 기술지원단’ 구성과 치매치료제 개발 컨설팅, 초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인허가 시스템 교육 및 상담, GMP설계, 비임상 임상 등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생명을 위협하거나 치료수단이 없는 질환 등에 사용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해 심사하거나 자료를 나눠 제출하거나 시판 후 안전관리를 조건으로 허가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류영진 식약처장도 지난 17일 치매치료제 개발업체인 메디포스트를 방문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을 추진하고 치매치료제 및 진단기기의 제품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치매치료제 개발 지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함이다. 문 대통령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내용의 ‘치매 국가책임제’를 직접 공약으로 만들어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앞선 9월에는 이를 구체화한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전국 34개 공립요양병원에 치매 병동(병상 1천898개)을 79개 병원, 3천700개 병상으로 확대하고 중증 치매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은 10%로 경감하고 치매 검사도 보험을 적용한다는 내용 등이다.

이에 따라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제약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을 일동제약과 메디포스트, 동아에스티 등이다.

일동제약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신약인 ‘ID12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ID1201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에서 추출한 천연물 성분이다. 치매의 주요 발병 원인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D1201은 임상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알파세크레타아제의 활성을 촉진하고, 뇌 신경 영양인자(BDNF)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등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보였다.

치매동물모델 연구에서도 ID1201은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했고 수중미로 탈출 등과 같은 행동시험 결과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메디포스트는 전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6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이 특허는 염증세포 부착과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세포접착분자(ICAM)-1’을 이용해 신경질환을 치료하는 약학적 조성물에 관한 것이다.

ICAM-1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를 투여했을 때 분비될 수 있다. 치매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분해를 유도해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메디포스트는 ICAM-1을 이용한 신경질환 치료 기술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일본에서 이미 특허권을 취득한 바 있다.

이밖에 명문제약은 뇌기능 장애 개선제인 ‘뉴라렌연질캡슐’ 등을 판매 중으로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하는 등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동아에스티는 ‘DA-9803’이라는 이름의 천연물 소재를 기반으로 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 제약업계의 관계자는 “치매는 환자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힘들게 하는 질환”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약속한 만큼 개발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인구는 2013년 4400만명에서 2030년 7600만명으로, 2050년에는 1억35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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