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적 두고 ‘상향한다’ vs '모멘텀 둔화' 의견 상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유례없는 호황기에 힘입어 상승랠리를 지속했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증권업계에선 이를 두고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상승 모멘텀이 둔화됐다며 보수적 관점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상충된 의견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장중에 역사적 고점인 9만300원까지 도달했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일주일 만에 8만900원으로 10% 이상 급락하는 등 조정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하락장 시작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지난 26일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 실현성 매물로 인해 주가는 여전히 하락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3.67% 떨어진 7만8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대해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RAM(디램)의 수급 밸런스가 추정치보다 양호하게 전개 중이고 3분기 가격 상승폭도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RAM의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애플사의 아이폰X 출시 준비 본격화로 견조한 가격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4분기 및 2018년 연간 실적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DRAM 업황의 양호한 흐름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차익 실현 및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며 “이번 주가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은 현재 우호적인 업황 및 실적이 너무 좋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 더 좋아질 여력이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선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차익실현 시도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업황은 컨센서스보다 우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우세하다”며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주가는 결국 실적의 함수로 설명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투자의견에 대해 ‘매수’를 유지했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 향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증권사도 있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5년 반도체 승자독식이라는 믿음으로 공급의 증가라는 리스크를 무시한 뒤 많은 피해를 본 시장의 경험에 기대, 최근까지 이어진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을 방어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황 연구원은 “시장은 내년 반도체 가격환경에 드리우는 리스크를 무시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리스크로는 업계의 공급전략 변경, 애플 부진 등으로 인한 부품가 인하압력 등이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자료=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018년은 공급의 증가로 반도체 이익추정 사이클이 업그레이드에서 다운그레이드로 방향성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하며 리스크 감소를 위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9만6천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적어도 4분기까지는 양호하겠지만 내년 상반기 중부터 둔화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폰 판매 부진 및 반도체 내장량 증가율 하락이 예상되고 내년 DRAM 부문에서 소폭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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