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리제이션 발생···자사 제품 생존에도 위협

 
 

[현대경제신문 김병탁 기자] LG생활건강이 숙박 및 유흥업소에서 높은 단가로 판매율이 저조했던 ‘삼다수’의 위탁판권을 획득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더불어 ‘평창수’, ‘다이아몬드EC’ 등 자사 생수제품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월 LG생건은 제주도개발공사로부터 식당가 숙박업소 그리고 유흥업소에 판매할 수 있는 삼다수 비소매·업소용 위탁 판매권을 얻었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1.6%를 차지하는 국내 1위 생수 제품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높은 인지도로 타사 제품을 압도해왔으나 업소용 판매에서는 부실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비소매·업소용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광동제약(소매용)과 LG생건(비소매·업소용)나누어 위탁판매를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식품업계 관계자는 타사 제품에 비해 1.5~2배 높은 단가를 조정하지 않고 LG생건이 업소용 판매 실적에 괄목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한숙박업협회중앙회 관계자는 “특별한 브랜드를 선호해 생수를 납품받는 시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많은 숙박 업주들이 삼다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생수에 비해 높은 단가를 요구하는 삼다수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래연습장 등 유흥업소에 생수를 납푸해온 유통해온 김모(58)씨도 “노래방에 판매되는 500ml 생수기준으로 D사 제품을 개당 135원~150원에 납품 받아 200원에 판매한 바 있다”며 “삼다수의 경우 납품단가가 많게는 2배가량 차이나 사실상 업주들이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생건은 평창수와 다이아몬드EC 등 자사제품과 유통채널이 일부 겹쳐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발생할 우려가 있다.

카니발리제이션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삼다수보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생수브랜드를 가진 LG생활건강이 위탁 판매에 주력하다보면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며 “특히 비소매용·업소용 판매에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이번 선택은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생건의 비소매·업소용 위탁판권은 2017년 12월까지다. 이후에는 재입찰 및 재계약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