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바운드 감소 여전…실적 부진 부담 낮은 ODM이 유리

<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후폭풍으로 바닥을 쳤던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사드 보복조치 완화, 내수업종에 대한 저가매수 수요 증가 기대 등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대감만 가지고 장바구니에 담기엔 불확실성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업체 이익 변동폭이 큰 브랜드 업종보다 주가 상승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종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업종지수 상승에 소외됐던 화장품 업종 주가는 9월말 한·중, 미·중 간 정치적 갈등 국면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시장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화정품 업종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화장품 업종의 전반적인 영업이익은 기존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현재 화장품 업종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사드 보복조치 완화 조짐에도 불구 중국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회복세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인바운드 화장품 소비가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면세점을 포함하면 2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이 부분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런 국면은 4분기,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의 화장품 업종에 대해 증권업계는 브랜드 업체 보다 ODM 업체에 집중해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최근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업체의 부진을 기회 삼아 외형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중국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 능력을 확보한 국내 ODM 기업 코스맥스와 코스메카코리아, 한국콜마 등이 모두 전년대비 30% 내외로 고신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등 메이저 브랜드 업체들과는 차별적인 주가 및 실적 모멘텀이다. 브랜드 업체들은 중국 인바운드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높은 편이다. LG생활건강은 30%, 아모레퍼시픽은 50%를 넘는다.

박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의 주가 상승 여력을 계산한 결과 브랜드 업체들의 이익 변동폭은 더 크지만 주가 상승여력은 ODM 업체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랜드 업체들의 중국 인바운드 관련 이익 비중이 훨씬 큰데 반해 밸류에이션은 이미 적정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ODM업체들은 중국 인바운드 회복이 아니더라도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대비 30~5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11월 미·중정상회담이 예정돼있어 당분간 화장품 업종은 정치적 이슈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반적인 화장품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은 중국 인바운드 감소 타격으로 부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양 연구원은 “국내에 반해 중국 현지 화장품 시장은 성장률 회복과 함께 중장기 동남아 및 미국 진출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동남아 수출 확대와 중국 현지 기업의 화장품 생산을 주도하는 한국콜마 등 국내 ODM 업체들의 성장성 강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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