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CGM 수주 실패 2주일여만에 희소식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 건조한 2만TEU급 컨테이너선 ‘MOL 트라이엄프(TRIUMPH)’호.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지난 3월 건조한 2만TEU급 컨테이너선 ‘MOL 트라이엄프(TRIUMPH)’호. <사진=삼성중공업>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다가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중국 조선사에 밀렸던 아픔을 만회할 수 있지 주목된다.

29일 노르웨이 조선·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스위스 선사 MSC(Mediterranean Shipping Co)는 2만2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MSC는 이중 6척은 삼성중공업과 협상 중이며 나머지 5척은 대우조선해양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선박의 척당 가격은 약 1천634억원으로 11척의 총 발주 금액은 1조8천억원 상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박에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황화합물 규제를 피하기 위한 탈황설비(exhaust-gas scrubbers)가 장착될 전망이다. 탈황설비 가격은 약 56억원이다.

MSC가 이들 선박을 발주하는 것은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컨테이너선의 규모는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이 사상 처음으로 2만1천100TEU급 선박을 수주한 이후 대형화되는 추세다.

한진중공업은 같은달 2만6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따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6월 1만9천63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은 줄고 수익이 증가해 운항효율이 높아지는데 최근 선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선박을 찾는 선사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 세계 주요 조선사들은 앞 다퉈 초대형 컨테이너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이로 인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능력은 조선소 평가의 새로운 잣대가 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 MSC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 중국에 밀렸던 한국 조선업의 자존심을 다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이번달 중순 프랑스 해운사 CMA CGM는 중국 조선사인 후동중화조선·상해외고교조선과 2만2천TEU급 컨테이너선의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1척당 선박 가격은 약 1천825억원으로 9척의 수주 총액은 약 1조6천43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으로 관심을 모았던 수주전이었다. 이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모두 참가했지만 가격과 금융 지원 등에서 중국 조선사에 밀렸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로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와 충격이 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을 중국이 만들게 되는 것이라 상당히 속상했다”며 “CMA CGM의 9척은 중국에 뺏겼지만 MSC의 11척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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