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0원 계좌’ 비중…실질적 거래규모 낮아
배송 지연으로 신속‧편의성 하락, 화제성 상실

카카오뱅크가‘카카오프렌즈’캐릭터를 반영해 출시한 체크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카카오프렌즈’캐릭터를 반영해 출시한 체크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카카오뱅크>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의 체크카드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뱅이 단일 상품으로 출시한 체크카드는 발급 개시 1주일 만에 103만5천장이 발급된데 이어 출범 1개월 후인 지난 23일 발급 200만장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NH농협과 신한, 우리, KB국민, 하나 등 시중은행의 체크카드가 출시 이후 1개월여의 기간 동안 10만좌 이상 발급되면 ‘대박 상품’으로 취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초대박’의 성과다.

그러나 업계는 카뱅 체크카드 발급 열풍이 수익으로 직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카뱅의 전체 입출금통장 중 실효성 없는 ‘잔액 0원 계좌’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계좌 잔액을 바탕으로 한 실시간 결제 방식 특성상 잔액 0원 계좌 비중에 비례해 실제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 17일 기준 카뱅의 입출금통장 잔고가 0원인 계좌는 178만 좌로 전체 265만좌의 67.2%에 이른다. 출범과 동시에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에 비해 유의미한 ‘활동 고객’은 30% 수준에 그친 셈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뱅의 체크카드가 가입자 300만의 계좌와 연계되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계좌의 절반 이상이 존재가 무의미한 ‘0원 계좌’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거래가 낮아 수익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카뱅 체크카드의 배송 지연 문제도 수익성 한계 지적에 힘을 싣는다.

카뱅 체크카드는 현재 카뱅 측이 예상했던 물량대비 발급 신청량이 급증하면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카뱅 체크카드를 신청한 고객은 카드를 배송받기까지 평균 4주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카뱅은 체크카드를 설비를 증설하고 인력을 확충해 24시간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속한 배송을 위해 배송 전문 회사 외에 추가로 우체국 등기를 통한 배송을 시작하는 등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급으로 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다른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 창구를 방문해 체크카드를 신청하면 현장에서 즉시 발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뱅의 체크카드 발급 시스템은 지나치게 느리다”며 “편리함과 신속성을 강조하던 카뱅의 이념과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카뱅 체크카드의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디자인은 평소 해당 캐릭터를 좋아하던 고객의 수집 욕구를 자극시키며 발급 열풍의 주역으로 꼽히는데 배송 지연은 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화제성이 상실된 카뱅 체크카드는 이용되기도 전에 고객에게 잊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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