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영업 초기적자 불가피…해외 경우 흑자전환에 평균 3~5년 소요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카카오 주가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이하 카뱅)’ 열풍의 영향으로 코스피(KOSPI) 시장에 안착한데 이어 상승궤도에 올랐다.

카카오는 카뱅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로, 카뱅의 핵심 콘텐츠와 정보기술(IT)을 주도하며 카뱅의 선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카뱅은 핵심 사업으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출자산의 빠른 증가 등 초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카카오가 카뱅의 본격적인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정식 출범한 카뱅이 영업 개시와 동시에 빠른 속도로 많은 고객을 유입하며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뱅은 출범 13일 만에 가입 고객수 20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수신 9천710억원, 여신 7천580억원을 기록했다.

카뱅은 특히 가계대출 영업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표한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및 주담대(주택담보대출) 신청 현황’을 보면 이달 1∼11일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5천400억원으로 시중 19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 기간 19개 은행의 가계대출금 합계는 2조1천7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를 통한 대출이 약 24.9%를 차지했다.

카뱅은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대출 자산에 지난 11일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카뱅은 단순 계산 시 증자 후 ‘자기자본비율(BIS ratio) 8% 이상 유지’ 이론상 약 10조원까지 대출 자산 확대가 가능하다.

이처럼 카뱅이 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이자 증권가는 카카오 주가의 상승랠리 기대감도 잠시, 대출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특성상 초반의 높은 적자폭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영업시작으로 광고 마케팅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적자 폭이 하반기까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용대출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카뱅의 자산 건전성은 안정된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본규모 및 비대면의 한계, 초기 판관비 집행, 취약한 비이자부문 등을 감안 시 수익성 측면에서 영업 초기 적자는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도 출범 후 흑자전환까지 평균적으로 약 3~5년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회사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3년 내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가정해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한 약 6조원의 대출 자산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현재시점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으로 카뱅의 가치를 논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카뱅은 자기 자본규모가 작고 카카오의 지분율도 낮아 통상적인 은행업의 밸류에이션이 적절치 않다”며 “카뱅에 국한된 관점보다 카카오톡 플랫폼의 빠른 진화, 성장에 따른 카카오톡의 인당가치가 상향과 플랫폼 빅뱅에 다른 프리미엄에 기인해 적정 주가를 상향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