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매출 기대"...의약계 "의약품 오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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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기능성화장품 확대를 놓고 화장품업계와 의약계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달 기존 기능성화장품에 염모제, 제모제, 탈염제, 아토피성 피부 건조함 개선, 탈모 증상 완화, 여드름성 피부 완화 등 7종을 포함시켰다.

기능성 화장품이란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의 유효성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지금까지는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제만 포함됐었다.

식약처가 ‘기능성화장품 확대 대상 관련 규정’을 통해 기능성화장품을 확대시킨 이유는 기능성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품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2016년도 기능성화장품은 4조 4천39억원으로 3조 8천59억원을 기록한 2015년 대비 15.25%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성장률도 20.06%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이번 기능성화장품 확대는 향후 기능성화장품 시장을 더욱 성장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화장품업계는 내심 반기면서도 드러내놓고 웃지 못하고 있다. 의약계가 “기능성화장품이 의약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의약계 관계자는 “질병 이름을 표시한 화장품을 소비자가 의약품으로 오해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의약계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아토피나 여드름, 탈모 같은 질병명이 들어가는 기능성 화장품에 ‘의약품이 아니다’라는 주의 문구를 표기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품질관리에 대한 지적에도 염모제와 제모제 등에 사용되는 원료의 기준 및 시험 방법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가 의약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기능성화장품 확대에 나서자 화장품업계도 기대감에 부풀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능성화장품과 관련된 용어들을 쓰지 못해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이제는 사용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기능성화장품이 화장품시장 매출을 견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2분기가 지나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색했다.

다만 “기능성화장품 개정안이 추가 발의 될 것이라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고 의약계의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능성화장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려면 빨라야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며 “기능성화장품 확대가 매출로 이어지는 성과가 제대로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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