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에 2곳만 참여…대주주 인가조건 변경 영향 탓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현대저축은행 인수전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증권사 등을 운영 중인 유진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무리된 현대저축은행 본입찰에는 유진그룹과 외국계 투자자그룹 단 두 곳만이 참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3~4곳 이상이 현대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갑작스런 상황 변화 속 참여 열기가 확 식어버린 모양새다.

현대저축은행 인수전에 대한 관심이 갑작스레 줄어든 결정적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인가조건 변경이 꼽히고 있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동일 대주주의 3개 이상 저축은행 인수를 제한했으며 그 외 자격조건 역시 대폭 강화한 것이 인수전 참가자 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저축은행 인수 의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밝혀 온 아프로서비스그룹(OK저축은행 보유)은 저축은행 대주주 인가조건 변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인수전 참가를 포기해야만 했다.

막판까지 현대저축은행 인수전 참가를 검토해 온 일본계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또한 대주주 자격심사 강화 등에 부담을 느끼고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현대저축은행 말고도 시장에 나온 저축은행 매물이 많다는 점을 인수전 흥행 저조의 원인으로도 보고 있다. 현대저축은행 예상 인수가가 2천억원 이상을 웃돌 것이라 관측되고 있다보니 그보다 저렴한 저축은행 매물 후보들로 관심이 옮겨갔다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를 비롯한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유진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경쟁자인 외국계 투자자그룹의 자금력 등에 회의론이 적지 않은 상황 속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장 논리에 따라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측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주는 게 타당하겠으나 대주주 자격심사를 강화한 당국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새로운 외국계 대주주가 등장하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고도 전망했다.

한편 자산규모(1조7천억원) 기준 업계 8위인 현대저축은행은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KB증권에 매각할 당시 현대자산운용 등과 함께 KB증권으로 넘어갔다. KB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영업수익 1천847억원 순이익 295억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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