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브랜드·부동산 매각에 기업구조 개편 시도
한신평 등 “유동성 확충 효과 없다” 지적도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이랜드그룹이 주요 브랜드 및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또 기업구조 개편을 시도하면서 이랜드리테일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도 노리고 있다.

이랜드는 재무건전성 확보의 시발점이라며 ‘환골탈태’를 자신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자연별곡, 애슐리 등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18개 브랜드에 이어 생활용품 전문점 ‘모던하우스’를 매물로 내놓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협상중에 있다.

또 올해 상반기까지 NC 평촌점과 경기 의정부 상업용지, 곤지암 물류센터 등 10여곳의 부동산도 매각할 방침이다.

지난해 3개 부동산 매각(서울 홍대역 및 합정역 부지, 마곡 상가 부지)을 통해 2천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과 더하면 누적 5천억원의 추가 부동산 매각자금이 확보될 예정이다.

앞서 티니위니 매각으로 올 1분기 부채비율을 240%까지 낮췄다는 이랜드의 설명대로라면 올 연말 200%미만까지 노려볼 가능성도 있다.

그간 공격적인 투자로 사세를 키웠지만 차입금 부담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받아왔던 이랜드에게는 ‘단비’와 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이랜드월드가 1년 내 상환해야할 금액은 약 4조5천억원이었다.

당시 이랜드가 1년 내 현금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 자산은 약 3조2천억원으로 유동부채보다 약 1조원 이상 적게 집계된 바 있다.

여기에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연기하고 기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 등을 분리하는 선제적 기업구조 개편을 선언한 것이다.

이랜드는 당초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통한 유입 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려 했지만 이랜드파크에서 불거진 ‘임금체불’ 타격으로 상장절차를 연기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이슈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용등급 상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에 의하면 이랜드리테일의 일부 지분 매각으로 6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이중 절반인 3천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로 활용한다.

이랜드월드는 나머지금액을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파크 지분에 매입에 활용하면서 이랜드파크를 이랜드리테일에서 분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에서 떨어져 이랜드월드의 자회사가 된다.

이랜드는 이같은 자회사 정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은 물론 기업 가치 정상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 지분(3천억원)과 자산양도대금(1천억원)을 프리IPO에 투자하는 부분(2천억원)과 이랜드파크 지분 매각(2천억원)에 사용하면 유동성 확충효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재무안전성 개선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 등 지분 양도로 유입된 2천억원 중 1천억원을 필요자산 인수에 지출해 1천억원의 유동성만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랜드월드의 경우 2년 내 IPO 미이행 시, 이랜드리테일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분리해 외부 투자자가 이랜드리테일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조건으로 미뤄보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성격을 가졌다며 이로 인한 유동성 개선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간 내에 대규모 유동성 확충이나 이랜드리테일 지분 기반의 재무융통성 제고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방침아래 재무구조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반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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