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이 나라 청년들이 실의에 빠져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사회과학적 지표까지 등장했다. 어찌 보면 아주 그럴듯한 사회학적 지표인 듯싶다. 그런데 때는 바야흐로 대통령선거 국면이다.

일찍이 우리나라에는 선심정치판국이 된지 오래다. 90년도 후반에는 나라가 부도직전, 아니 사실상 부도가 난 나라였다. 오죽했으면 6.25전쟁이후 최대의 난국이라고 했으니까.

그랬던 나라에 언제 그렇게 돈을 쌓아놓았는지 모를 정도로 선심을 쓰고 있다. 선거 때마다. 노인네 전철공짜, 노인연금지급까지는 좋다. 그런데 입증이 불명한 온갖 보상이나 연금 등등이 나라재정을 좀먹고 있다. 정당하다면 부정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패거리 정치가 낳은 부산물인 게 부지기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나라 곳간 축내는 수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소위 선출직으로 수장이 되는 이들이 공약이랍시고 내걸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걸 업적이라고 내세우는 세상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취업 못하는 청년들에게 국고를 지원한다는 선심성 공약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제 월급 털어서라도 실업자 청년들에게 일정액을 지원하겠다는 투로 소위 공약을 해댄다. 그리고는 투표 날을 코앞에 두고 매스컴 등에 나와서는 침을 튀기면 강조한다. 나라재정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면 얼마든지 공약이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거듭 우겨댄다.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된 예가 없지 않다. 문제는 공약을 이행했는가가 문제다. 거의 0%수준이다. 당선 후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에 공약이행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기를 노린 수작이다.

그러면서 예산문제니까 중앙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단다. 당연히 중앙정부와 트러블이 생긴다. 공약한 그는 그때부터 이 나라의 중요한 정치인, 차세대 지도자, 능력있는 리더로 부상한다. 그리고 힘센 노조가 판치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다.

대중매체는 속성상 편 가르기를 좋아한다. 국민이 모두 한편이 되어 화합하고 평화로우면 대중매체는 기능이 저하된다. 할 일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패거리를 오가면서 말을 옮기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매스컴이 할 일이다. 오죽하면 우리나라는 작금에 이르러 ‘가짜뉴스’생산을 일삼는 매스컴까지 등장해서 암담한 시국창출에 일조를 할까싶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언론자유가 없다고 삿대질을 하던 모모한 이들의 얼굴이 국민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을 지경인 나라에서….

조기대선을 앞에 두고 일찌감치 후보로 나선 이들도 청년들이 보는 ‘희망 없는 대한민국’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돈을 뿌리겠노라고 목청을 북돋고 있다. 실업청년들에게 공짜로 돈을 주겠다는 공약이다.

말은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면 주겠다. 돈을’이라는 말이나 다르지 않다. ‘자본주의의 이념은 빈부의 격차’인 게 고스란히 드러나는 형국이다. 그것을 후보자들은 유효적절하게 써먹는 중이다.

불과 며칠 내에 이 나라에는 새 대통령이 나온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유권자인 우리의 마음이 어떤지를 되새겨보면 안다. 우리의 미래, 바로 일자리 없는 청년들에게 새 대통령이 될 사람이 어떤 거짓공약을 하는지를 보면 이 나라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안보예산을 줄인다거나 재벌타도를 벼르는 식의 공약에는 형편과 한계가 있다. 속빈 약속이기 십상이다. 이런 빈 공약에 넘어가는 이들에게 실과 득을 설명하기 쉽지 않다. 실정이 다급한 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바로 그런 점을 악용하는 후보와 그 집단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아니 된다. 나라가 성장을 늦추고 있다.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그러면서도 위정자의 사적욕심에 좌우되는 정국을 좌시해서는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적어도 국가체제가 걱정되는 정파의 나라가 되어서는 정작 희망은 공염불이 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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