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고통 전가”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 단체협상 타결과 분사 반대를 촉구하며 23일과 27일 전면파업을 강행한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1995년 이후 23년만이다. 사진은 15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금속노조가 회사의 사업분할 방침을 포함한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 단체협상 타결과 분사 반대를 촉구하며 23일과 27일 전면파업을 강행한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1995년 이후 23년만이다. 사진은 15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금속노조가 회사의 사업분할 방침을 포함한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금 단체협상 타결 지연과 사측의 사업부문 분사에 반발해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단체협상 타결과 분사 반대를 촉구하며 2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9시간 동안 전면파업을 벌인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전면파업은 지난 1995년 이후 23년만이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이날 호소문에서 “사측은 수십년간 이어져 오던 고정연장 수당은 지난해 7월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올 한해에 한한 고용 보장과 기본금 20% 반납을 요구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고 최대주주(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의 부를 위한 막가파식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우선 사업부별로 모여 집회를 한 뒤 오전 노조사무실 앞에서 전체 집회를 열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임금과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아직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말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1년간 전 임직원이 기본급의 20%를 반납하자는 안을 내놓은 상태다.

또 고정연장수당 폐지 보상금 10만원과 월평균 임금 12만3천원 인상, 성과급 230% 지급, 노사화합 격려금 100% + 150만원 제공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외이사 추천권과 이사회 의결사항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안 등을 요구하며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또 직원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사측의 분사를 반대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조선·해양·엔진과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이중 그린에너지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현대그린에너지와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말 이미 설립됐으며 4월 1일자로 현대중공업(조선·해양·엔진사업)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지주사) 등 4개사로 분할한다는 계획이다.

분사 목적은 책임 경영과 빠른 의사 결정으로 사측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반면 노조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분할되면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현대로보틱스에 잡힌다”며 “조선 경기가 나빠져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실적이 나빠진다면 성과급이나 기본급 등 급여도 흔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노조는 27일에도 파업을 벌이며 분사 반대 의사를 표시할 계획이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는 지난해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왔는데 이때도 생산에 큰 차질을 없었다”며 “이번에더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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