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P2P금융 등 핀테크 시장, 1년 새 눈부신 성장
저금리 장기화 기조 속 금융 新시장 인터넷은행 출범

<자료=피알브릿지>
<자료=피알브릿지>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편집자주] 핀테크(금융+IT)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과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불문하고 업계 별 많은 기술개발과 투자가 이뤄져 온 것이 다양한 부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오며 본격적인 핀테크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주식은 소셜트레이딩 시장이 열리면서 13조에 달하는 시장을 만들었으며 개인 간 금융거래를 시스템화 한 P2P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또 모바일 결제 시장의 급속한 팽창, 오프라인 지점 없는 인터넷 은행 출범, 자산관리 서비스 대중화 등 굵직한 성과가 돋보인다.

모바일 주식거래의 활성화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7월 기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기기를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계좌가 전체 거래의 48.5%에 이른다고 밝혔다. 절반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다. 거래대금만 따져도 전제 주식거래금액의 33%에 달한다.

모바일트레이딩 시장의 성장은 곧 관련 업체의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에서 운영하는 카카오증권은 주식의 소셜트레이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며 최근 누적거래액 13조원을 달성했다. 지난 9월 말 10조원을 돌파한 점을 고려해 한 달에 1조원 규모의 거래가 진행되는 셈이다.

또 하루 이용자 수 20만, 월평균 이용자수 30만에 이를 정도로 투자자들에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증권은 10개 증권사의 거래를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지원하며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해 유저간의 실거래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점점 더 많은 유저를 불러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증권사들 역시 앞다퉈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월 ‘나무(NAMUH)’를 출시했다. 영상통화로 실명 확인을 완료하고 즉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사용자끼리 종목 정보와 매매신호를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시장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캔들맨’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내놓은 ‘신한 i모바일’은 접속시간대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관심종목, 주문, 잔고 등 자주 쓰는 화면을 개인 영역에 따로 배치했다.

카카오증권 모바일 실행 화면.<사진=피알브릿지>
카카오증권 모바일 실행 화면.<사진=피알브릿지>

모바일 자산관리 시대 도래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금융권에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공을 들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결과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 수는 월 300~1천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국내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M-Folio)를 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설계부터 신규 및 성과관리에 이르는 자산관리 전체 프로세스를 제공하며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서비스를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투자 노하우를 모아 개발했다.

출시 이후 전달 대비 펀드 신규 가입자 수 39%, 모바일 펀드 신규 가입자 수 195%로 증가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두나무투자일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핀테크 자산관리 ‘맵(MAP)’은 지난 10월 출시 후 한 달 반 만에 1천300여 명의 투자자가 상담 신청을 했다.

최소 500만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가입이 가능할 정도로 자산관리의 문턱을 낮췄으며 다양한포트폴리오 중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방식 그대로 개인 증권계좌에서 주식 투자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주식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거나 최근 펀드 수익률에 실망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폭풍 성장하는 P2P 시장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P2P(Peer to Peer, 개인 간 거래)금융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와 금융당국이 추산하는 P2P금융시장은 지난 2015년 말 약 35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3천9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개인신용대출 P2P금융기업 어니스트펀드는 지난해 초 누적 대출액 1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말 140억원을 넘어서며 10배 이상 높은 성장을 기록했으며 포트폴리오 채권개수 역시 초반 50여 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2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신한은행에 이어 KB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누적 92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P2P금융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평이다.

소혀 빌라 신축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P2P금융기업 테라펀딩 역시 누적 대출액이 6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 P2P금융에서 부동산시장의 인기가 높아졌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1순위 건축자금대출 전략을 기반으로 빌라 주인이 건축 도중 부도가 날 경우에 빌라를 경매에 넘겨 투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2015년 12월까지만해도 11억5천만원 모집에 2주가 걸렸던 테라펀딩은 지난 6월에는 10억원 모집에 단 2분30여 초가 소요되는 등 성과를 보였다.

매장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매장에서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얇아지는 지갑, 대세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을 통한 전자결제나 교통카드 등 전자지급서비스 하루 이용금액은 3천631억 원으로 사상최대에 이르렀다.

이는 최근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른바 ‘페이(PAY)’ 열풍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실적은 일평균 101만건, 295억원으로 전기 대비 각각 41.7%, 42.2% 증가했다.

삼성페이는 지난 8월 출시 1년 만에 누적결제액 2조원,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 등록 카드 1천100만 장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

삼성 갤럭시 단말기에 탑재된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TS)로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는 모든 업체에서 미리 등록된 카드로 간편한 결제가 가능하다. 그 결과 다른 업체보다 오프라인 결제 비중이 75%로 매우 높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자사의 모든 스마트폰 단말기에 삼성페이를 탑재할 예정이며 삼성페이 미니를 통해 타 사의 스마트폰에서도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1천300만 명이 가입했고 누적거래액 역시 1조원을 넘겼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세계 최초 모바일 메신저 기반 전자고지결제(EBPP)서비스 ‘청구서’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카카오페이 ‘송금’을 선보였다.

특히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절대강자인 ‘카카오톡’을 통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거나 출범 예정인 K뱅크와 카카오뱅크도 핀테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 거래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운영 비용, 각종 수수료 등을 덜어내면서 아낀 돈으로 대출이자 인하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음다.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인 K뱅크는 지난 2일부터 실제 은행 영업과 동일한 환경에서 최종 운영점검에 돌입했으며 점검결과에 따라 오는 3월 중 본격적인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뱅크는 단순 송금이나 이체뿐 아니라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대출 등 은행업무 전반을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뱅크 안에서 음원이나 통신데이터, 게임쿠폰 같은 서비스도 마련해 실생활에 편리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 보급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이자를 선택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내 맘대로 선택하는 이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금 이자로 현금 또는 음악 스트리밍 포인트, 카카오 이모티콘, 넷마블 아이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카톡으로 대화하듯 쉽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카카오증권 송치형 대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핀테크 투자 시장은 2016년을 기점으로 2020년까지 연평균 54.8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지난 한해 일궈낸 핀테크 분야별 성과가 올해에는 어떤 성과로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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