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KT·현대차 등 ‘혁신’ 강조, 사업구조 고도화 속도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20일 평택 러닝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영업·마케팅 책임자 워크숍’에서 올해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20일 평택 러닝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영업·마케팅 책임자 워크숍’에서 올해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주요 기업들이 ‘이대론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에 서둘러 체질 개선에 나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 LG, KT, 현대차 등 주요 그룹사들이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로 위기에 직면하자 ‘혁신’을 강조하며 사업체질을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SK는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LG가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51%를 6천200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했다. SK는 이번 LG실트론 인수를 통해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핵심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SK는 미래 신성장 분야로 반도체 소재사업을 선정한 이후 연이어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SK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기업과의 추가적인 사업 협력 및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종합소재 기업’으로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LG전자도 사업구조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나갈 계획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20일 글로벌 영업·마케팅 책임자 워크숍에서 “사업 구조와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다시 도약해야 한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올레드(OLED) TV, 트윈워시 등 LG만의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을 가전에 결합한 스마트홈사업과 가정용·상업용 로봇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홈·로봇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사업본부별 인력 조정은 물론 관련 외부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 국제 표준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LG전자는 이번 자격 획득으로 차세대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업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혁신에 대한 주문은 차원에서 이뤄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최고경영진과의 만찬에서 “사업 구조 고도화의 속도를 더욱 높여 반드시 주력사업을 쇄신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제대로 육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혼란스럽게 변하는 글로벌 사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영시스템을 제대로 혁신할 것”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800만대 밑으로 떨어지자 위기감이 확대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고급차, 친환경차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차종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신차 G70를 선보이고, 미국에는 G80 상품성 개선모델을 투입해 프리미엄 브랜드 기반을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또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차 차종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세계 10개국 35개 생산공장 체제를 확립하고, 판매망과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인공지능(AI) 분야와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AI테크센터’와 ‘글로벌사업개발단’을 신설했다. ‘AI테크센터’는 KT 각 부서에 산재해 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해 AI 사업모델 개발 및 서비스 상용화를 맡는다. 글로벌사업개발단은 국내와 사업환경이 다른 각국의 ICT 환경을 고려한 글로벌 솔루션 개발과 사업모델 발굴을 담당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올초 임직원들에게 “KT가 ‘혁신기술 1등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신=혁신기술’이라는 인식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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