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가격 부담, 펀더맨탈 개선…투자매력 회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부진을 겪고 있던 신흥증시가 가격 매력과 펀더멘탈(경제기초) 개선 등으로 투자 매력이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신흥 25개국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규모는 384억달러(44조6천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만 304억달러(35조3천억원)가 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신흥국에 대한 금융 리스크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지속되고 있는 강 달러 여파는 투자 자금을 달러와 미국 주식자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신흥증시에 대한 변동성을 확대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 역시 신흥국의 경기 불황 우려를 키워왔다.

그러나 연초 들어 신흥증시을 향한 시선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오히려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 관련 기대감이 약화되고 강 달러 역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 신흥증시의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강 달러가 진정되며 최근 랠리로 가격 부담이 높아진 선진증시에서 신흥증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증권가는 앞으로 진행될 주요국 정치 및 정책 이벤트가 극단적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신흥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평했다.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신흥증시는 이벤트 악화 시 변동성이 일정 부분 높아질 수 있지만 가격 조정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은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선진증시 대비 신흥증시의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은 73.1% 수준으로 상대적 가격 매력이 높다.

신흥국의 펀더멘탈 개선도 앞으로의 증시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지난 4분기 이후 신흥국의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Economic Surprise Index)는 기준치를 넘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은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신흥증시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

이소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시장은 대외 이벤트 결과가 관건일 수 있겠으나 펀더멘탈, 가격 매력이 높아져 약 달러 전환과 함께 부진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탈과 가격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브라질,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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