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표적항암제 일종…차세대 기술로 꼽혀
ADC시장, 2028년 16조 규모로 성장할 전망
종근당·셀트리온·삼성·롯데·레고켐 등 도전장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대세로 떠오른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ADC)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DC는 차세대 항암제 기술로 꼽히는 분야로 국내에서는 종근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삼진제약,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

 
 

종근당, 1600억 들여 ADC기술 도입

종근당은 3일 네덜란드 기업 시나픽스(Synaffix B.V)로부터 ADC 플랫폼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시나픽스의 ADC 기술을 종근당의 자체 개발 항체에 접목해서 ADC 개발에 활용하는 비독점적 실시권을 도입하는 계약이다.

ADC 기술은 항체와 약물, 링커로 구성된 의약품이다. 항체의약품과 세포독성 약물을 링커로 연결해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의 한 종류다.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내면서 정상세포 손상은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항암제 기술로 꼽힌다.

이번 계약의 총 규모는 1억3200만달러(1620억원)다. 계약금과 임상개발, 허가에 성공할 때 받을 수 있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다.

종근당은 “개발과 허가, 판매 마일스톤 등은 양사가 합의한 조건 달성 시 지불한다”며 “향후 주요 계약 내용 변경 및 공시의무 발생 시 지체 없이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ADC 후보물질 발굴에 나섰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피노바이오와 신규 ADC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개발 협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비공개 항암 타깃을 제공하고 피노바이오는 자체 플랫폼에 적용된 링커와 약물을 제공해 정보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피노바이오는 지난달 30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곳이다.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3세대 ADC 플랫폼 PINOT-ADC™는 다이이찌산쿄의 ADC 신약 엔허투, 길리어드의 트로델비와 유사한 캠토테신 계열 약물과 이에 최적화된 링커를 바탕으로 한 ADC 후보물질 개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중 작용 기전을 통해 암세포의 내성 극복 가능성은 높이는 한편 약물동태학적 프로파일로 약물의 비표적 효과(Off-target)에 따른 영향도 최소화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삼성·롯데도 ADC 사업에 뛰어들어

셀트리온도 ADC 기술을 활용한 항체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셀트리온은 영국 ADC 기술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익수다)의 지분을 확대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직·간접 투자를 통해 익수다 지분 47.05%를 확보했다.

익수다는 난치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차세대 ADC 기술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셀트리온은 ADC 분야가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하면서 기존 항체 치료제 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ADC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하고 투자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9년 4월에도 캐나다 바이오기업 아이프로젠 바이오텍과 ADC 신약 공동 개발계약을 맺기도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위해 유망 기술·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텍과의 협업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ADC 치료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ADC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CDMO포트폴리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생산 설비를 현재 준비 중이며 내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말 인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에 ADC 시설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각)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시러큐스 공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북미 센터로 육성하기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 생산 서비스, 임상 물질 생산 배양 시설과 완제 의약품 시설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 기술 개념도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 기술 개념도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레고켐바이오, 1조6천억대 대형 수출 성공

삼진제약도 지난달 3일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삼진제약은 ADC에 사용할 새로운 기전의 페이로드(Payload, 저분자화합물)를 발굴하게 된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삼진제약이 발굴한 신규 페이로드에 자체 링커 기술(PREXISE-L)을 활용 한 링커-페이로드 결합체(LP결합체) 개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현재 ADC 항암제 페이로드는 대부분 세포독성을 갖는 전통적인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다”며 “페이로드에 ADC에 접목시켜 치료 효능은 높이고 안정성은 향상시킨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ADC로 이미 기술수출까지 성공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자사 ADC 플랫폼 기술을 미국 제약사인 암젠으로 이전했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계약으로 기술 이용료와 함께 임상 개발 단계, 인허가, 상업화 진행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1조6050억원을 받는다. 상업화에 성공해 판매가 이뤄질 경우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레고켐바이오는 앞선 2021년 7월 한미약품과도 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ADC 공동 연구 및 개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같은해 6월에는 중국 우시 XDC(WuXi XDC)와 ADC 임상시료와 상업용 제품 생산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밴티지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42억4000만달러(5조3042억원) 규모였던 ADC 시장은 2028년 131억7000만달러(16조4756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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