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리더십 위기 이유 매수의견 철회
셀프 연임 시도 연기금과 정치권 견제받아
오는 주총서 구 대표 연임 표 대결 불가피

2일 서울 송파구 KT 사옥에서 열린 2023년 KT그룹 신년식에서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서울 송파구 KT 사옥에서 열린 2023년 KT그룹 신년식에서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대표 우량주로 평가받은 KT에 대한 최근 증권 전망에서 CEO 리스크로 인한 경영진 교체기 리더십 부재를 이유로 강력매수 의견이 철회됐다.

김흥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KT에 대해 12개월 목표가 4만5000원가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지만 지난달 10일 제시한 ‘컨빅션 바이(강한 매수)’ 의견과 올해 주가가 5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전망은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서비스 업종 내 최선호주도 KT에서 LG유플러스로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KT의 경영 리더십은 연초부터 구현모 현 대표이사에 대한 경영 인선에 대한 잡음이 있어왔다. KT 지분 9.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KT의 차기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임원 선임 등 주요 결정에 있어 별다른 경쟁 없이 셀프 선임이 단행되는 등 독단적 결정이 이뤄지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KT의 경영진 문제는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에서 “포스코, KT 등과 거대 금융회사와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의 대표이사들이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며 토착화하는 호족 기업이 돼선 안 된다”며 “호황을 누리는 거대 금융회사와 과거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다가 민영화된 기업들이 셀프 연임 등으로 호족 기업화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최근 불거진 KT 리더십 부재에 대한 영향으로 최근 KT 주가의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KT는 전날 대비 1.15% 내린 3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완화 조짐으로 국내외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지만 KT는 훈풍을 비껴가 지난 12월 5일 장중 한때 3만8000원을 돌파한 이후 연초부터 주가가 급락해 지난 종가 기준 고점인 3만7,950원 대비 9.7% 하락했다.

KT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KT는 오는 9일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전화회의 형식의 컨퍼런스콜은 열지 않기로 했다. 앞서 KT는 필요에 따라 기관투자자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회사 실적과 미래비전에 대해 공개하는 콥데이(Corporation Day)를 분기 실적발표에 맞춰 진행한 바 있다.

KT의 임원 인사에 대한 결론은 결국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가운데 올해 1월 기준 KT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9.95%), 현대차계열(현대차 4.6%+현대모비스 3.1%=7.7%), 신한은행(5.58%), 영국계 투자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5.07%)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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