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요 파우치형-각형에서 원통형으로 이동 중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 <사진=테슬라코리아 공식 블로그>
테슬라 네바다 기가팩토리 <사진=테슬라코리아 공식 블로그>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업계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4조원을 들여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연구개발 시설과 생산 라인을 마련한 데 이어, 삼성SDI가 천안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  

국내 업체들의 원통형 배터리 개발 및 투자 확대는 시장 변화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그동안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 모형으로 파우치형 및 각형 배터리를 선호해 왔다. 파우치형 및 각형 제품은 둥근 모양의 원통형 배터리 대비 불용공간이 적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차체 디자인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평가 받아왔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최근 10년 사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원인 역시 파우치형 및 각형 배터리 개발을 선도해 왔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낮은 에너지 밀도에도 불구 원통형 배터리가 다시금 시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한 전기차 화재 및 전기차 가격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때문으로 전해진다. 원통형은 파우치형 및 각형 대비 가격은 저렴하고 화재 안정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온 테슬라에서 최근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성공한 것 역시 원통형 배터리 붐에 일조했다. 

테슬라가 새로 개발한 원통형 배터리는 지난 2020년 9월 배터리데이 당시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개한 원통형 4680 배터리로 알려졌으며, 이 제품은 기존 원통형 배터리 대비 크기와 용량을 2배 이상으로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커지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해당 제품 개발 및 투자가 늘고 있다"며 "원통형 배터리는 비용과 시간이라는 배터리 제조 효율을 따질 때 다른 제품보다 효율이 4배가량 뛰어나다"고 부연했다.

이어 "원통형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경우 무엇보다 제품 가격이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며 "기존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어느 정도 선전할 수 있을지도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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