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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시 우수상 수상작] 레시피

기사승인 2023.01.09  09: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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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균

당면은 물에 불려 쓰렴

볶을 때 간장은 조금

시금치는 살짝 데쳐 쓰렴

생갈비 핏물을

뺄 때는 소주에 담구고

압력솥이 기적소리처럼 우렁찰 때

약불에서 10분 더

코를 간질이는 참기름 냄새가

새하얀 접시 위에 담기고

달콤한 갈비양념 냄새가

군침 돌게

혀에 닿은 노하우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미소를 피웠다

당신도 나도 웃었다

 

당면을 물에 불리고

당면과 살짝 데친 시금치와 함께

간장 조금

달달 볶는다

소주에 담가 핏물을 뺀 갈비를

양념에 재워 압력솥이

비명 지를 때 약불로 10분

참기름으로 번들번들한 잡채를

목기에 조심히 담고

너무 익혀 너덜해진 갈비찜도

목기에 담아

당신 앞에 놓는다

 

당신의 레시피를 그대로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 맛

나는 웃지 못하는데

사진 속 당신은

활짝 웃는다

 
   
 

차종혁 기자 justcha@finomy.com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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