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커지는데 건전성 관리는 미흡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며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본 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BIS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30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BIS비율은 9.77%로 전년 동기(11.35%) 대비 1.58%p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인 8%를 상회하기는 하지만 저축은행 평균(12.88%)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이다. 지난 2018년 말 16.06%였던 BIS비율은 2019년 15.27%, 2020년 13.69%, 2021년 11.99%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계속되는 BIS비율 하락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위험가중자산 급증에 따른 자기자본 관리를 주문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비율 하락은 지난 2019년 취임한 권종로 사장의 자산성장 전략과 맞닿아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부동산PF, 기업대출을 확대한 결과 자기자본보다 위험가중자산이 많아지면서 BIS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7조 1,004억원으로 지난 2019년 3분기(2조 9,813억원) 보다 4조 1,191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조 912억원에서 1조 7,59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기업대출은 1조 8,901억원에서 5조 1,872억원으로 3배 가량 늘며 전체 대출잔액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급증했다. 지난 3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출, 건설업, 부동산업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은 3조 995억원으로 2019년 3분기(7,780억원) 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과거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PF대출 잔액은 9,358억원으로 3년 전(3,493억원)보다 3배 가량 늘었다.

지난 3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7조 6,34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 3,207억원)보다 2조 2,136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6,039억원에서 7,461억원으로 1,36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배당도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자산 1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이 BIS비율을 10% 이상 유지하지 않으면 배당을 제한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30억원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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