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LCD 패널 생산량 축소나서

LG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이 있는 중국 광저우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이 있는 중국 광저우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등했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장비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내년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가 올해보다 57%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DSCC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 세계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투자 규모가 53억달러(약 6조7400억원)로 올해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별로는 LCD가 19억 달러(약 2조 4200억원), OLED가 34억 달러(약 4조 3081억원)로 각각 올해보다 79%, 4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패널 판가 하락과 수급 상황 악화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관련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LCD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IT와 전자기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지난해 중반 정점을 찍은 바 있다. 55인치 TV용 LCD 평균거래가격은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상반월 233달러(약 26만원)에 달했다.

LCD 패널 가격은 코로나19 대응이 점차 엔데믹 체제로 전환되고 재고가 과잉인 상태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32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36달러(약 4만 6천원)로 지난달 말과 비교할 때 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43인치와 55인치 패널은 각각 1.3%, 1.7% 하락했으며 초대형 제품 65인치와 75인치는 각각 2.9%, 1.8% 떨어졌다.

LCD 시장의 위축은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LCD 사업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에 영향을 끼쳤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조 4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이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67% 급감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의 경우 주력 라인을 강화하고 대형 OLED 패널 공급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 생산량을 상반기보다 최소 10% 이상 축소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컨퍼런스 콜에서 "LCD TV 사업은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 외에는 단계적으로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달 초 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한 ‘OLED.EX’ 패널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OLED 패널보다 30% 밝은 차세대 패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사업 전환에 나선 상태다. 재작년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국내 생산라인도 대규모 감산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전자 TV용 공급 물량 일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르면 상반기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불확실성에 대한 해소가 어려워 LCD 패널 가격이 2분기 들어서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결국 더 비싼 가격에라도 해상도와 선명도가 좋은 OLED가 더 주목받고 있어 LCD 시장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