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RP 규모 46조…역대 최대
증시 불황 속 IRP 수익률 직격타
"장기 상품으로 길게 내다봐야“

연금통계 <사진=금융감독원>
연금통계 <사진=금융감독원>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성장세가 지속되자 증권사들이 IRP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미 연준 긴축 등으로 증시에 찬바람이 불면서 IRP 수익률이 저조했으나 장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19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 적립금 자산규모는 총 46조 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12조 1,000억원) 급증했다. 지난 2018년 19조원을 기록한 이래 2019년 25조원, 2020년 34조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취급하는 증권사 14곳의 올해 1분기 평균 수익률은 0.59%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10.12%)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신영증권(-2.09%), 하나금융투자(-0.41%), 유안타증권(-0.06) 등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증권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그간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보험사와 은행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악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운용에 적극적인 증권사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분기별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이에 IRP ‘수수료 무료’를 내거는 등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새로 도입됨에 따라 IRP 수익률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개인형(IRP)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7월 1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은 DC형·IRP형 퇴직연금에서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을 시 회사와 근로자가 미리 정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토록 하는 제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이 어느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들은 디폴트옵션의 운용현황, 수익률 등을 공시하게 되는데 다른 금융회사보다 더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RP는 장기 상품인 만큼 운영 성과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실적 배당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게 단기적으론 저조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대 수익률이 반영돼 더 높은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