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영 유통부 기자
이금영 유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어느덧 주말 영화관람료 1만4000원 시대다.

4인 가족이 멀티플렉스 특별관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려면 1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주말 영화관람료는 20년 전만 해도 6~7천원에 불과했으나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다른 품목에 비해서 상승폭이 큰 편이다.

통계청이 지난 8월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외식 외 품목 중 영화관람료가 가장 가격상승률이 높았다. 영화관람료는 1년 전보다 무려 22.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지금은 평일 일반관도 1만3000원을 내야 영화를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통신사 멤버십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이용하면 1만원 이하로도 영화를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이 혜택도 축소됐다.

1만원 안팎이면 영화와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활성화된 게 사회적 거리두기 뿐은 아닌 이유다.

처음에는 홀드백(신작 영화의 영화관 독점 상영 기간) 때문에 OTT 최초 공개를 망설이던 콘텐츠 제작사들은 이제 너나 할 거 없이 모두 OTT 공개를 택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D.P’, ‘오징어게임’, ‘지옥’ 등이 연이어 국제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주말 나들이 코스로 등산이나 캠핑이 주목받고 영화관은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렸다. 지극히 정적인 영화관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에도 더 이상 필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영화관들의 변화는 거의 없다.

쇼핑몰이나 백화점들이 변화를 꾀하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서울 최대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며 모든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고 높이 12m의 인공 폭포를 조성해 실내지만 실내가 아닌 것처럼 꾸몄으나 극장은 큰 차이가 없다.

변화라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체제에 맞춰 취식을 허용하고 거리 두기 없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백신 패스관이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시기엔 당연했던 걸 특별하게 포장한 것 뿐이다.

또 아직은 백신 패스관의 장점을 느끼기 힘들다.

2시간 넘게 붙어 앉아 바로 옆 자리에서 팝콘을 먹는 모르는 사람은 요즘 같은 때에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는 연간 영화 관람객 2억명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다면 다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관람료만 올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 곧 론칭할 HBO MAX에 대항할 영화관만의 콘텐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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