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현 금융부 기자
임대현 금융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병에 특화된 보험 개발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관련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감염병·신기술 등에서 파생될 새로운 위험에 보험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감염병 보험’ 등의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감염병 보험에 대한 위험평가 모델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위험평가 모델은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이를 기반으로 보험사들이 감염병 보험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참고자료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감염병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감염병과 관련 정보가 부족해 보험료율을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 보험사가 단독으로 감염병 특화보험 상품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현재 국내 보험사들이 백신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이는 피보험자가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았을 때만 보험금을 보장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아나필락시스란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외부 항원에 반응해 일어나는 급성 전신성 알레르기질환을 가리킨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제외한 다른 백신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은 가입 시 명심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보험을 두고 “아나필락시스 보험의 보장 범위는 모든 백신 접종 부작용이 아니라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단만 해당한다”며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정부가 힘을 보태야만 제대로 된 감염병 보험 상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국가가 보험사 손실을 보전하는 보험 상품에는 태풍 등 기상 이변으로 피해를 볼 때 보상하는 농작물재해보험 정도가 있다. 

제2의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고 보험이 사회적 울타리로써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젠 국가가 앞장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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